권고사직과 자발적 퇴사 (실업급여, 권고사직, 퇴사형태)

 

권고사직과 자발적 퇴사 차이

저도 처음 인사팀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권고사직이나 자발적 퇴사나 '그냥 회사 그만두는 거 아닌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퇴사 처리를 하다 보니, 이 둘의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크더군요. 특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완전히 갈리기 때문에, 퇴사를 앞둔 분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나가겠다고 하면 자발적 퇴사, 회사가 나가라고 하면 권고사직'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실제 현장에서는 이 경계가 상당히 애매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발적 퇴사는 왜 실업급여 대상이 아닐까

자발적 퇴사(voluntary resignation)란 근로자 본인이 스스로 의사를 결정해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나가고 싶어서 나간다'는 것이죠.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또는 단순히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서 퇴사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고용보험법에서는 실업급여의 기본 요건을 '비자발적 이직(involuntary separation)'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본인 의사로 퇴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저도 인사팀에 있을 때 "제가 사직서 냈는데 실업급여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대부분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자발적 퇴사라고 해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금 체불, 성희롱이나 괴롭힘, 근로조건 위반, 통근 불가능한 지역으로의 사업장 이전 등의 사유가 있으면 고용센터에서 심사를 거쳐 인정해주기도 합니다(출처: 고용노동부).


권고사직은 비자발적 퇴사로 인정된다

권고사직(recommended resignation)은 회사 측에서 먼저 퇴사를 권유하는 형태입니다. 회사 사정으로 인한 인력 감축, 조직 개편,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회사가 특정 직원에게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것이죠. 이 경우는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회사의 필요에 의해 퇴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비자발적 이직으로 분류됩니다.

제가 인사팀에서 근무할 때 가장 많이 발생했던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 '퇴사 형태 처리'였습니다. 회사 사정으로 특정 부서 인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직원들에게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방식이 사용된 적이 있었습니다.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들이 나중에 실업급여를 신청하면서 문제가 생긴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반대로 권고사직으로 명확하게 처리된 경우에는 실업급여 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권고사직의 핵심은 '회사의 권유'라는 점이 명확히 기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퇴사 사유란에 "권고사직" 또는 "회사 사정에 의한 퇴사"라고 명시되어야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겪은 애매한 경계선

솔직히 이 부분은 법적으로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권고사직과 자발적 퇴사의 경계가 굉장히 모호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퇴사면 퇴사지 뭐가 그리 복잡한가' 싶었는데, 막상 처리하다 보니 이게 직원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문제더군요.

특히 회사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 퇴사 형태를 유도하는 사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사직서만 써주면 좋게 보내줄게", "이렇게 하는 게 서로 좋지 않겠어?" 같은 말로 직원을 설득하는 경우인데, 이렇게 되면 나중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권고사직이면 위로금이라도 받지 않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중소기업에서는 위로금 없이 권고사직 처리만 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위로금'이 아니라 '퇴사 형태를 어떻게 기록하느냐'입니다. 퇴사 후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가 훨씬 더 큰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1. 퇴사 전 반드시 퇴사 사유를 확인하고, 권고사직인 경우 서면으로 명확히 받아두세요.
  2. 사직서를 작성할 때는 '자발적 퇴사'인지 '회사 권유에 의한 퇴사'인지 내용을 분명히 하세요.
  3. 이직확인서를 받을 때 퇴사 사유란을 꼭 확인하세요. 여기서 실업급여 수급 여부가 결정됩니다.
  4. 애매한 경우에는 퇴사 전에 고용센터에 상담을 먼저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퇴사 형태 기록이 곧 권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적으로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실무에서는 회사의 입장과 직원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가능하면 자발적 퇴사로 처리하고 싶어 하고, 직원은 권고사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제 생각에는 퇴사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직서 한 장'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과 기록이라고 봅니다. 퇴사 형태가 어떻게 기록되느냐에 따라 이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업급여는 보통 몇 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이니,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만약 회사에서 "그냥 사직서만 써줘"라고 하면서 나머지는 알아서 처리해준다고 한다면, 반드시 퇴사 사유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런 경험을 하면서 느낀 건데, 퇴사는 한 번의 서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 몇 개월간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퇴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지금 당장은 회사와 좋게 헤어지는 게 중요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인의 권리를 정확히 챙기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퇴사 형태 하나 때문에 몇백만 원의 차이가 날 수 있으니까요.

--- 참고: https://www.moe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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