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평판 무너지는 순간 (협업, 정보공유, 신뢰)
솔직히 저는 인사팀에서 일하기 전까지 직장에서 '평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습니다. 성과만 내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 조직 내에서 점점 고립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능력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성과는 좋은데 왜 평판이 무너질까
제가 봤던 그 직원은 프로젝트 성과도 좋았고 업무 처리 속도도 빨랐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팀에서 기대주로 여겨졌고, 실제로 몇 차례 프로젝트에서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팀원들이 그 직원과 협업하는 것을 점점 꺼리는 거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회의 때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팀원들과 공유하지 않고 개인 성과 중심으로만 일을 진행했던 겁니다.
특히 한 프로젝트에서는 일정 지연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과정에서 협업 문제가 공식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다른 팀원이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을 때 제때 전달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전체 일정이 밀렸던 거죠. 이후 그 직원은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점점 제외되기 시작했습니다. 능력은 인정받지만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 겁니다.
협업 경험이 평판을 결정하는 이유
많은 기업에서는 요즘 360도 피드백이라는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건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 때로는 후배까지 평가에 참여하는 시스템인데요. 개인 성과만 보던 기존 평가 방식이 조직 협업 문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평가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는 조직에서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단순히 '내 성과'만 챙기는 게 아니라 '우리 팀 성과'를 함께 고민하게 되거든요. 정보를 독점하면 단기적으로는 내 입지가 강해질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협업 기회 자체가 줄어듭니다.
실제로 프로젝트 기반으로 일하는 조직에서는 개인 성과보다 팀 전체 결과가 더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아무리 혼자 일을 잘해도 팀원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다음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어렵습니다. 팀장 입장에서도 능력은 있지만 협업이 안 되는 사람보다는, 능력은 조금 부족해도 팀워크가 좋은 사람을 선호하게 되는 거죠.
정보 공유 문화가 없으면 생기는 일
조직에서 정보를 독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정보가 내 경쟁력이다"라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한테 알려주면 내 자리가 위태로워진다"는 불안감 때문이죠. 이런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게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문화의 문제라고 봅니다.
정보 공유를 장려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방어적으로 변합니다. 제가 봤던 경우에도 그 직원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회사 자체가 개인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보를 공유하는 것보다 혼자 성과를 내는 게 더 유리한 구조였던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문화는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립니다.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중복 작업이 발생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가 반복됩니다. 한 사람이 이미 해결한 문제를 다른 사람이 또 해결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조에서 진짜 손해 보는 건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업무 효율성 저하: 같은 문제를 여러 사람이 반복해서 해결
- 협업 기회 감소: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은 점차 프로젝트에서 배제됨
- 신뢰 손실: 팀원들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장기적 평판 하락
- 성장 기회 박탈: 혼자만 아는 정보로는 한계가 명확함
신뢰는 한 번에 무너진다
평판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게, 쌓는 데는 오래 걸리는데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제가 봤던 그 직원도 처음에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았지만, 단 한 번의 협업 실패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저 사람은 협업이 안 된다"는 평가가 한 번 박히면 회복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평판은 공식적인 평가 점수로만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비공식적인 평가가 훨씬 더 강력합니다. 동료들 사이에서 "저 사람은 같이 일하면 힘들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 그게 곧 그 사람의 평판이 됩니다.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이런 평판을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발표한 연구(출처: HBR)에 따르면, 훌륭한 관리자들은 개인 성과보다 팀 협업 능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합니다. 단기 성과는 개인이 만들지만, 장기 성과는 팀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능력과 신뢰,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 겁니다.
제가 이 일을 겪으면서 배운 건, 직장에서의 평판은 단순히 능력만으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제는 많은 직원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는 거죠. 성과 중심으로만 일하다 보면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갈등이나 정보 공유 부족이 장기적으로 평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도 단순한 성과 경쟁 구조가 아니라 협업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 회사에서 오래 일하려면 능력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 참고: https://hbr.org/2019/11/what-great-managers-do-differently